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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설비 분야의 BIM 도입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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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 설계를 해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트랜드를 보면 2D에서 3D로 옮겨가고 있으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더 나아가 버추얼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3D 스캐너, 3D 프린터, 드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이슈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교육에서도 원격 수업이 늘어나고 있으며 원격 진료, 웨비나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트랜드는 건설 업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트랜드]

국내 건설업계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 도입된 지 15년이 지났다. 도입 초기에 ‘마술 지팡이’라도 되는 것처럼 건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BIM은 실제 도입해보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 시간이었다.
마술 지팡이처럼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간섭체크도 되고 물량산출에 공정관리까지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그런 결과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작업해야 한다”는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순히 원하는 결과를 뽑기 위해서 BIM 설계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만 보였다.

실무진들이 실제 작업을 해보니 준비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라이브러리(패밀리)를 만들고,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야 하고, 다른 공종과의 배치를 고려해야 하고, 2D에서는 신경 쓰지 않았던 높이(Z값)를 고려해서 모델링해야 한다. 3D 모델을 도면화 작업할 때는 태그를 수정하는 등 기존 작업에 비해 많은 작업이 필요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중소설계사무소에서 교육훈련을 통해 육성해 놓으면 보다 나은 조건의 건설사나 모델링 회사로 이직하여 오히려 인력유출의 동기를 만들어주는 결과를 나았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설계사무소나 시공회사에서는 BIM 도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LH, SH, GH, 공항공사 등 관급공사에 BIM을 적용하겠다고 하니 언제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BIM을 수행하고 있으니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경쟁 설계사무소에서 BIM을 하고 있다고 하니 해야 할 것 같은 느낌도 있을 것이다.

[BIM 개념]

가끔 필자에게 질문을 한다. 초기에는 “BIM 설계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면 지금은 “BIM을 해야 하는 거죠?”라는 식으로 동의를 끌어내는 식의 질문으로 바뀌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결국은 BIM 설계를 해야 한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도면 작업이 수작업에서 완전 2D CAD로 변환되는 기간이 10년이었다면, 2D CAD에서 3D BIM으로 이관되는 시기는 20년을 잡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형 공사에서부터 중소형 공사로, 관급 공사에서 민간 공사로, 대형 설계사무소에서 중소형 설계사무소로 확산될 것이다. 완만하겠지만 서서히 스며들 듯 도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BIM을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가?

도입은 해야 하는데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BIM이 도입된 초기에 비해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 웬만한 라이브러리는 많이 갖춰져 있다. BIM 수행인력도 많이 배출되었다. 많은 교육기관에서도 BIM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또, 국내 기계설비 분야의 BIM 툴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Revit은 국내 설비 환경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3rd 파티 프로그램으로 보완하고 있다.

BIM을 도입하고자 할 때는 다음 두 가지에 포커스를 맞춰 추진했으면 한다.

첫 번째는 점진적 확산을 목표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

지금까지 BIM 설계를 도입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인력 부족”이었다. 수작업에서 CAD로 바뀔 때를 회상해보면, 설계자는 손으로 스케치하고 학원에서 3~6개월 과정을 이수한 CAD 오퍼레이터가 도면을 그렸다. 그러다가 설계자가 CAD를 익혀 직접 CAD로 설계하게 되었다.

지금의 BIM도 유사하다. 설계자가 BIM 툴 사용법을 배우기는 하지만 BIM 프로젝트가 나오면 2D CAD 도면을 토대로 BIM 툴 사용자 중심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설계사무소에 따라서는 BIM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팀을 따로 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흐름도 CAD의 확산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설계자들도 BIM 툴 사용법을 익혀 설계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BIM 툴을 다루는 인력이 늘어나면 ‘BIM 수행 능력’이 특별한 기술이 아닌 설계자의 도구 사용법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다. 도구를 어떻게 얼마만큼 활용하느냐는 설계자의 능력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력 부족”이라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자연스럽게 BIM이 확산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 번에 모두 도입하기 보다 5년, 10년 장기적 계획으로 BIM을 도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BIM 툴의 구입도 한 번에 구입하기 보다 추이를 봐 가며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 투자를 해 놓으면 구독제이기 때문에 매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프로젝트에 맞춰 점진적 투자가 필요하다.

[기계설비 BIM 모델의 예]

두 번째는 핵심 관리자가 BIM을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BIM 도입에 있어 가장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교육훈련 후 타사로 이직이었다.
이를 방지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하위직보다 핵심 인력을 교육시켜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력확보 측면도 있지만 관리 측면에서도 관리자급에서 이해하고 조작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가 모르면 실무자에게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소장급 사람들과 만나면 “분명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직원이 안된다고 하면 자신이 모르니까 말문이 막힌다”고 토로하는 경우를 접한 적이 있다. CAD 조작처럼 BIM 툴의 조작도 가능해야 관리할 수 있다.

핵심 관리자가 BIM을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어야 올바른 BIM 계획을 세워 추진할 수 있으며 이직도 줄일 수 있다. 혹여 BIM 설계 직원이 이직을 하더라도 대비할 수 있다. BIM 툴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CAD 사용법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정보를 입력하거나 높이(Z값)를 고려하는 점이 CAD에 비해 추가되는 작업이기는 하지만 사용해보면 오히려 더 좋은 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완벽하게 조작하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하게 되면 관리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회학자 마티아스호르크스는 “미래를 읽으려면 개별 기술이 아닌 메가트렌드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업의 성공여부도 메가트렌드 파악에 달려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큰 흐름을 읽고 대처하라는 의미다.
건설업계의 큰 흐름은 BIM 설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장 닥쳐서 수행하려고 하면 늦다.

[BIM 설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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