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도입 및 선정 시, 고려해야 할 것
소프트웨어 영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부류와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말단 사원부터 오너, 초보 엔지니어부터 고급 및 특급 엔지니어 등 다양한 사람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필자는 개발자로서 대화하기도 하고, 영업자로서 영업을 하기도 하고, 구매자로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경험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선정과 도입 시에 고려해야 할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소프트웨어 선정 시, 주의해야 할 점
30년 넘게 IT업에 종사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보기도 하고, 직접 영업을 하기도 하지만 많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보기도 했다.
소프트웨어의 사용자 입장에서 소프트웨어 선정 시, 주의해야 할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Demo에 현혹되지 말자.
전시회나 세미나에서 소프트웨어를 소개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또는 최적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얼핏 보면 인공지능의 학습에 의해 사람의 손은 별로 가지 않고, 컴퓨터가 자동으로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처럼 화려하게 소개한다.

과연 보여준 대로 자동화되고 최적화되었을까?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Demo만 보고 소프트웨어를 결정하면 안된다. 마치 모델이 입은 옷을 보고 나도 입으면 모델처럼 멋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해당 기업 또는 관련 업무에 맞는 소프트웨어인지, 보여주는 것과 실제 사용하는 것의 갭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해야 한다.
화려하게 보여주는 데모는 데모일 뿐이다.
2. 기능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SW는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보고 영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사용자들이 모든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기 손에 익은 기능을 중심으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잡다(?)한 기능이 많으면 오히려 익히는데 부하만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필자의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토목 CAD관련 소프트웨어가 한국에 론칭하여 여러 업체를 다니면서 소개를 한 적이 있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본 엔지니어가 “세세한 설정부터 기능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라고 평을 했다.
기능이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실무자 입장에서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범용 CAD의 수많은 기능 중 극히 일부 기능만으로 도면을 완성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자신이 가려운 부분은 긁어줄 소프트웨어를 찾는 것이지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무자들 입장에서 많은 기능을 익히는데 할애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3.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을 보자.
소프트웨어 영업을 하러 가면 “어느 소프트웨어 보니까 이런 기능까지 되던데 그런 기능은 없나요?”라고 묻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소프트웨어 데모만 보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하는 말이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설계가 국내에 소개될 때 이러한 현상이 심했었다. 3D 모델로 건물을 볼 수 있고, 간섭 체크가 되고, 물량이 산출되어 내역서까지 연결된다. 또, 공정관리와 준공 후 유지관리 시스템에도 연결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작 BIM을 도입해보니 쉽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받아 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D 모델을 작성해야 하고, 특정 결과를 얻기 위한 정보(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은 소개하지 않고 결과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결과만 보고 BIM 설계가 마법 지팡이인양 인식이 되었다. 하지만 직접 설계를 해보니까 그렇게 쉽게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따라서, 결과만 보지 말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선정해야 하나?
앞에서 소프트웨어를 선정하고자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면 이번에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선정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앞에서 열거한 주의해야 할 점을 잘 생각해보면 그 답이 나온다.
1. 내 업무에 맞는지 신중하게 들여다보자.
화려한 데모에 현혹되지 않고, 기능이 많다고 도입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수행하는 업무는 장비나 기기를 배치하고 덕트와 배관을 그리는 2D 기계설비도면 작도라면 이에 맞는 2D 설비도면 작도용 소프트웨어면 충분하다. 그런데 수배관 계산이 되고, 3D 모델링이 가능하고 각종 시뮬레이션 기능까지 있는 규모가 큰 소프트웨어는 오히려 배우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소용되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화려하고 많은 기능보다 자신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능이 있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지 신중하게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

2. 직접 조작해보고 핵심 기능을 파악하자.
데모만 보지 말고 직접 조작해볼 필요가 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조작하는 것은 격차가 있다. 숙련된 사용자가 조작하는 것을 보면 손쉽게 보이지만 실제 조작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트라이얼 버전을 사용할 수 있다면 트라이얼 기간을 활용하여 조작해볼 필요가 있다.
조작해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핵심 기능이 있는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는지 파악해야 한다. 또, 조작하는 과정에서 기존 작업과 비교해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소프트웨어라 손에 익지 않기 때문에 조작이 느리기는 하지만 속도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조작 방법과 과정, 결과를 보면서 기능을 파악해야 한다.
3. 가성비를 따져보자.
어떤 기업이든 투자가 되는 곳에는 비용대비 효과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비용도 소요되지만 학습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비용이다. 당연히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도 검토해야 한다. 갈수록 인건비 비중이 높아 가기 때문에 인건비와 연계해서 검토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프트웨어를 도입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과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검토한다. 예를 들어, 도면 작성용 소프트웨어라면 기존 도면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소프트웨어 도입 후 단축되는 시간을 비교하면 된다. 작업 효율을 설계자의 인건비 및 부대 비용을 개략적으로 계산하여 비용을 계산해보면 된다.

4. 기존 사용자 의견을 참고하되 전적으로 신뢰하지 마라.
소프트웨어는 하나의 도구이기 때문에 이 도구를 사용해본 경험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도입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신이 모두 테스트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들의 의견도 중요한 요소다. 지인을 통해 물어볼 수도 있고, 관련 SNS나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의견도 참고할 수 있다. 사용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 의견에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된다. 특히,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는 업체라면 더욱 그렇다. 자기 회사가 도입해서 업무에 효과를 얻었는데 경쟁업체가 도입하여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반가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의 의견은 참고만 하되 도입은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에 결정해야 한다.
5. 도입했다면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라.
구입을 결정했다면 단점만 찾지 말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라. 오너나 상층부에서 판단하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 같은데 실무자들에게 사용하라고 하면 생각보다 효율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 자체의 문제도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실무자들이 도입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데 있어 기존 실무자들의 저항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엔지니어일수록 프라이드가 강해 자신의 기존 작업 패턴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주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의견을 물어보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 있지 않고 “소프트웨어의 단점이 무엇인가?”**를 찾는 성향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러 이러한 단점 때문에 활용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는 경우다. **“이러한 단점이 있지만 이렇게 해결하면 기존 업무에 비해 효율을 얻을 수 있다”**라는 마인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리더의 의지가 중요하다!
DX 또는 DT(Digital Transformation) 성패는 오너의 의지에 달렸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실무자들의 저항이 강하다는 이야기다.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 패턴을 바꿔야 하는데 대한 저항, 새로운 것을 학습해야 하는 저항이 강하다.
도입 후 중간 점검을 하면 “기존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 시간 빼기 어렵다”거나 “OOO 때문에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을 많이 낸다.
오너나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업무 혁신 차원에서 도입하는데도 불구하고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이런 부정적 논리에 말려들면 전산화는 물 건너 간다고 할 수 있다.

초기의 저항을 물리치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실패하게 된다.
도입이 결정되었다면 기존 업무에 약간의 지장이 있더라도 밀고 나가야 한다. 업무에 적용하기 전까지의 한 고비만 넘기면 자연스럽게 전파되고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